2009. 7. <제17회 해외 한국학 연구자를 위한 한국문화 강좌>,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의 IT: 정보 기술과 지식 정보 자원


김   현*1)


  1. 한국에서 'IT'가 의미하는 것


  IT란 Information Technology의 약어로서 ‘정보 기술’을 의미하는 말이다. 사전적으로는 ‘정보의 생산과 획득, 가공 처리 및 응용에 관한 기술’이라는 의미를 가지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이보다 넓은 뜻의 용어로 통용된다. 초고속 인터넷, 이동 통신 등 통신 기술과 컴퓨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데이터베이스, 멀티미디어 등 정보 기술의 융합에 따른 정보 통신 기술(ICT: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을 총체적으로 IT라고 지칭한다. 그뿐 아니다. 정보 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다양한 정보화의 노력, 즉 기업 경영, 행정, 교육․연구, 금융, 보건․의료, 문화․오락 등 사회 각 방면에서 고도화된 정보 처리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그것의 부가 가치를 증대시키려는 여러 가지 기술과 수단을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말이 바로 한국 사회에서의 IT이다. 이렇게 외연이 확대된 IT라는 용어에는 기술 분야 분류 이상의 의미가 담기게 되었다. 한국에서 IT는 ‘보다 풍요로운 사회를 이룩하는 미래 기술’의 대명사이다.

  한국 사회에서 IT가 미래 사회에 대한 희망과 비젼을 대변하는 키워드의 하나로 자리하게 된 배경은 최근 10여년 간 이 나라에 일어난 일련의 현상들을 통해 설명될 수 있다.  한국은 1997년 하반기에 심각한 금융 위기에 직면하였다. 수개월 사이에 외환 보유고가 급감하고, 많은 기업들이 갑작스런 채무 상환 압박을 견디지 못해 도산하였으며, 그것은 다시 금융 기관의 부실로 이어져 국가 경제 전체가 흔들리게 되었다.

  한국인들이 ‘IMF 사태’라고 부르는1) 이 금융 위기가 남긴 가장 큰 숙제는  기존의 산업 조직에서 일자를 찾을 수 없게 된 국민들에게 어떤 새로운 직업 기회를 부여할 것이냐 하는 것이었다. 문제를 풀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한국 정부는 ‘벤처 기업 육성’이라는 정책을 표방하였다. 젊은 세대의 산업 인구를 중심으로 모험적인 신기술 관련 기업을 일으키게 하고, 그 가운에 유망한 것을 정부가 지원하여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 경제를 회복한다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만들어진 창업 기업의 상당수는 이른바 IT 관련 기업들이었다.

  한국 정부는 IT 분야 기업들을 돕기 위한 정책을 다각도로 추진하였다. 유망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은 물론, 행정․교육․문화 등 사회 전분야 걸쳐 IT 관련 기업에게 일거리를 줄 수 있는 이른바 ‘정보화 사업’의 규모를 크게 확대시켰다. 1999년, 당시의 한국 정부가 공표한 ‘사이버 코리아 21’은 범국가적인 정보화 시책으로서,2)  정보화를 통해 창조적 지식기반 국가건설의 기틀을 마련하고 국가경쟁력과 국민 삶의 질을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한다는 구상이었다. 그 내용은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과 전자정부 구현, 정보통신산업육성 등을 통해 2002년까지 지식기반산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하고, 세계 10위권의 지식·정보화 선진국으로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사이버 코리아 21’은 2002년에 ‘e-Korea Vision 2006'이라는 이름으로3), 그리고 다시 2006년에는 ’u-Korea'(Ubiquitous Korea)라는 이름의 후속 정책으로4) 이어지면서 한국을 정보 기술 기반 사회로 성장시키는 이정표 역할을 수행하였다. ‘사이버 코리아 21’이  전반적인 국가의 지식정보기반을 효율적으로 구축ㆍ활용함으로써 경쟁력 향상을 도모하고 우리 나라가 IMF 관리체제를 극복하도록 하려는 의도에서 수립된 것이라고 한다면, ‘e-Korea Vision 2006'과 ’u-Korea'는 ‘사이버 코리아 21’의 성과에 대한 자신감에서 한국이 세계적인 ‘IT 강국’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을 담은 시책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정부가 이와 같은 일련의 국가 정보화 정책을 강도 높게 추진하는 가운데 국민들 사이에서도 ‘IT는 한국 사회의 미래를 약속하는 수단’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었다.


  2. 한국 사회의 정보화 수준과 성격


  최근 10여 년 간 한국 정부가 강도 높게 수행해 온 국가 정보화 시책은 그 영향력을 민간 분야에까지 확대시키면서 한국인들 스스로 ‘성공적’이라고 자평하는 성과를 이루어 내었다. 정부의 정보화 시책은 공공 분야의 행정 업무를 정보화 하는 것 뿐 아니라 민간 분야에서 정보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인프라(Infrastructure)를 구축하는 데 주력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시책의 중심에 놓인 사업은 바로 초고속 인터넷의 보급을 확산시키는 정보 통신 기간망의 구축이었다. 온라인 통신 속도가 빨라지게 되자 예전에 오프라인 공간에서 할 수 없었던 일, 하기 어려웠던 일들을  손쉽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을 통해 고해상도의 상품 카타로그를 보거나 좋은 음질의 음악을 듣는 일, 신문․잡지는 물론 영화를 보는 일도 가능해진 것이다.

  정부가 국민의 세금으로 구축한 초고속 인터넷 망은 기업 활동을 지원하는 수단이 되기에 앞서, 일반 국민들의 교육․문화․여가 활동을 돕는 역할을 하였다. 한국에서 인터넷 활용을 선도하는 그룹은 청소년과 가정 주부들이다. 이들은 산업 생산 활동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는 않지만 가정 경제의 소비 생활을 주도하는 사람들이다. 기업이 생산하는 유무형의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인 것이다. 이들이 인터넷 상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면서 온라인 네트워크는 상품 유통 시장으로서의 비중을 높이게 되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온라인 상의 고객을 확보하는 일이 경쟁력 강화의 관건이 되었다. 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인터넷 상에서 고객과 만나는 장치를 마련하기 시작하였다.

  정부의 정보화 시책과 민간의 호응이 합작으로 이루어낸 한국 사회의 정보화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의 수준인가?  이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자료의 하나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이 매년 발표하는 세계 정보통신기술 발전 지수(IDI: ICT [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Development Index)이다.  2009년 3월 ITU는 2007년 통계에 의한 세계 154개국의 발전 지수를 발표하였는데, 한국은 그 가운데 종합 평가 지수 2위인 나라로 보고되었다.


[표 2-1] IDI 순위 상위 10개국5)


   [표 2-1]에서 알 수 있듯이 IDI 상위 10개국 중 나머지 나라들은 모두 북부 유럽의 인접국가들로서 문화 기반과 정보 통신 인프라를 상당 부분 공유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다른 문화권에서 유독 한국만이 이 정도의 순위에 오른 한국 사회가 정보화를 위해 상당한 수준의 독자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는 것을 반증한다.

  IDI는 정보통신기술(ICT)의 접근성과 이용, 활용 능력을 총 11개 세부 항목으로 나눠 평가한다.  이 세부 항목의 평가 내용을 살펴보면 한국 사회의 정보화가 어떠한 성격을 갖는지 가늠할 수 있다. ICD 11개 세부 항목 평가에서 한국에 관한 사항만을 추출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표 2-2] 한국의 IDI 세부항목별 지수6)

부문

지표

값(순위)

부문 순위

정보 통신 기술 접근성

ICT access

1. 인구 100명 당 유선전화 회선 수

   Fixed telephone lines per 100 inhabitants:

46.4

(19위)

14

2. 인구 100명 당 이동전화 가입 건수

   Mobile cellular telephone subscriptions per 100 inhabitants:

90.2

(51위)

3. 인터넷 이용자 대비 국제 인터넷 대역 폭

   International Internet bandwidth (bit/s) per Internet user:

1“353

(93위)

4. 컴퓨터 보유 가구 비율

   Proportion of households with a computer:

80

(8위)

5. 인터넷 접속 가구 비율

   Proportion of households with Internet access at home:

94

(1위)

정보 통신 기술 이용율

ICT use

6. 인구 100명 당 인터넷 이용자 수

   Internet users per 100 inhabitants:

76.3

(9위)

1

7. 인구 100명 당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

   Fixed broadband Internet subscribers per 100 inhabitants:

30.5

(8위)

8. 인구 100명 당 무선 인터넷 가입자 수

   Mobile broadband subscribers per 100 inhabitants:

48.6

(2위)

정보 통신 기술 능력

ICT skills

9. 성인 문해율

   Adult literacy rate:

99

(1위)

3

10. 중등학교 취학율

   Secondary gross enrolment ratio:

97.5

(24위)

11. 고등학교 취학율

   Tertiary gross enrolment ratio:

92.6

(3위)


[표 2-3] 한국의 IDI 세부항목별 지수: 2002년과 2007년 비교7)


  이 지수에서 말하는 접근성(access)이란 국민들이 정보 통신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어느 정도 마련되었느냐 하는 것이다. 이용(use)은 그 사람들이 정보 통신 기술을 얼마나 많이 활용하느냐를 말하며, 기술(skill)은 정보 통신 기술을 활용하는 데 필요한 지식 수준에 도달한 사람이 어느 정도인가 하는 것이다.

  정부 주도로 통신 인프라 구축에 대해 많은 투자를 해 온 한국은 매년 접근성 부문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해 왔지만, 최근에는 유럽과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도 이 부문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였기 때문에 한국의 이 부문 순위는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추세이다. 하지만 한국이 부동의 1위를 고수하는 세부 분야가 있는데 그것은 집에서 초고속 인터넷 망을 사용하는 가구의 비율이다. 한국에서는 전 가정의 94%가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한국에서 초고속 인터넷 사용 가구의 비율이 이렇게 높을 수 있는 이유는 몇 가지로 설명될 수 있다. 첫째는 정부의 강력한 지원 정책에 의해 인터넷 기간망이 전국적으로 확보되었다는 점, 둘째 한국은 인구밀도와 도시화율이 높은 나라이기 때문에 민간 통신 사업자의 투자 대비 수익률이 높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세 번째 요인은 한국의 전통적인 교육열이 자녀들의 교육을 이유로 한 컴퓨터 구입과 초고속 인터넷 가입을 촉진시켰다는 점이다.

  한국의 거의 모든 가정이 사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초고속 인터넷은 청소년의 학습과 오락의 도구로 사용되는 수준을 넘어서서 가정 주부들의 생활 도구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쇼핑, 공과금 납부를 비롯한 각종 은행 거래, 다양한 생활 정보 획득의 수단으로서 인터넷은 그 활용 범위를 넓혀 갔으며, 이러한 현상은 지속적으로 초고속 홈 네트워크 가입 가구의 수를 증가시켜 온 것이다.


[표 2-4] 한국인의 연령별 인터넷 이용율8)


[표 2-5] 한국인의 직업별 인터넷 이용율9)



  최근에는 집이나 직장에서 인터넷 사용에 익숙해진 사람들 사이에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안고 인터넷을 사용하고자 하는 수요가 증대되었다.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이 비좁은 컴퓨터 룸에 들어가기보다는 여유있는 교정에서 자신의 랩톱 컴퓨터로 인터넷에 들어가고 싶어 했다. 랩톱 컴퓨터가 소형화, 경량화되고 모바일 전화기에 인터넷 접속 기능이 탑재되면서 무선 인터넷의 보급이 확산되었다. 여기에는 모바일 전화기의 보급 과정에서 구축된 무선 통신 산업의 기반 시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다.

  IDI에 의하면 한국의 무선 전화기 보급률은 2007년 기준 인구 100명당 90.2명으로 세계 51위에 해당한다. 한국의 등위가 낮게 나온 이유는 이것이 선불 카드 구입 방식과 인증 가입 방식을 합산한 통계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무선 전화기 하나 하나에 대해 소유자를 인증하는 방식으로만 무선 전화 회선 판매가 이루어진다. 무선 전화기를 사용하는 실제 이용자 수는 이와 같은 인증식 가입자의 수에 의해 더 정확하게 설명되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인증 방식 가입자에 한정할 경우 한국의 무선 전화기 보급률을 핀란드에 이어 세계 2위의 수준이다.10) 한국에서는 음성 통신뿐 아니라 메시지 전송이나 정보 검색과 같은 데이터 통신 기능을 지원하는 모바일 전화기의 사용이 더 일반적이다.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모바일 전화기도 생활 정보 도구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IDI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한국 IT의 특징은 ‘정보 통신 기술이 국민들이 일상생활 속에 깊숙히 침투한 나라’라는 것이며, 인프라의 구축 못지않게 그 활용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3. 디지털 콘텐츠


  디지털 콘텐츠라고 하는 것은 각종 정보 통신 매체를 통해 유통되는, 디지털 신호로 가공된 저작물을 의미한다.

  전국민의 75% 이상이 인터넷 사용자인 한국에서 인터넷 사용 목적을 조사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표 3-1] 인터넷 이용자들의 인터넷 사용 목적11)


  가장 중요한 이용 목적으로 조사된 ‘여가 활동’이란 인터넷을 통해 디지털화된 책을 읽고, 음악을 듣거나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것이다. 이것을 비롯해 두 번째인 ‘자료 및 정보의 획득’,  다섯 번째인 ‘교육․학습 목적의 활용’ 등이 모두 디지털화된 저작물을 인터넷 상에서 획득하여 활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사회에서 인터넷의 활용률이 높은 이유는 인터넷을 통해 풍부한 지적 저작물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꿔 말해, 한국에서는 디지털 문화 콘텐츠의 제작과 온라인상에서의 유통이 그만큼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정보 통신의 역사가 오래지 않은 만큼 온라인 상에서 획득할 수 있는 디지털 자료의 양과 종류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인터넷 이용자의 절반 이상(52.5%)이 “알고 싶은 것이 있을 때는 인터넷에서 가장 먼저 찾거나 확인한다“고 한다. 인터넷이 모든 질문에 답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필요한 것을 찾을 수 있는 확률이 비교적 높다는 이야기이다. 인터넷에서 필요한 것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치가 이처럼 높아진 것은 인터넷 상에서 유통되는 자료의 정보의 양이 많아진 것에 비례한다.

  한국에서 정보 통신 네트워크를 통해 보급되는 디지털 콘텐츠의 양이 비약적으로 증대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2001년 한국은 이미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에서 세계 1위 수준에 도달하였지만, 거기에서 접할 수 있는 국내 생산 콘텐츠의 양은 미미하기 짝이 없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 인터넷 이용자의 국내 사이트 방문 횟수는 해외 사이트 방문 횟수에 미치지 못하였다.

  한국에서 온라인 디지털 콘텐츠의 양적 증대에 1차적인 기여를 한 것은 초고속 인터넷 망의 구축과 마찬가지로 정부 주도의 정보화 시책이었다.  그 중에서도 특기할 만한 것은 IMF 사태(1997년의 금융 위기) 직후에 실업자 구제책으로 시행한 ‘정보화 근로 사업’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공공기관에서 대규모 정보 콘텐트 개발 계획을 세우고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고학력 실업자들을 임시직으로 채용하여 데이터 입력 업무를 수행하게 하는 것이었다. 1998년부터 2년간 2천9백70억원를 투여한 이 사업은 7만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였으며, 186 개의 대규모 정보 데이터베이스가 개발되었다.12)

  한국 정부는 공공정보화근로사업의 성과가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판단하고 2000년부터 이 사업을 ‘지식 정보 자원 관리 사업’(Knowledge and Information Resources Management Project)이라는 이름의 후속 사업으로 개편하였다. 이 사업의 목적은 ‘국가적으로 보존 및 이용가치가 높은 지식정보자원을 DB로 구축하여 국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확충함으로써 국가경쟁력 향상 및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정부 산하의 공공 기관들이 생산 또는 보유하고 있는 자료의 상당량이 이 사업을 통해 디지털화 되었으며, 그 결과물은 인터넷 상의 유통 자료량을 증대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표 3-2] 지식 정보 자원 관리 사업 투입 예산(2000~2008)13)

연도

2000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사업비

(억원)

342

328

275

470

470

664

430

270

165


 [표 3-3] 지식 정보 자원 관리 사업에 참여한 기관의 수14)

분야

과학기술

교육학술

문 화

역사

정보통신

기타

합 계

기관 수

271

483

123

17

41

316

1,251


[표 3-4] 지식 정보 자원 데이터베이스 구축 자료량(2008. 12.)15)

분 야

주요내용

DB 구축료량

(건)

과학기술

- 국가연구개발보고서
- 국내 과학기술 인용 색인(KSCI)
- 신약개발·인체영상 등 첨단 과학 DB
- 산업기술 전문 정보 등
- 해양수산 관련 연구 현황 및 최신 기술 정보
- 해양수산 학술 연구 자료 등

81,511,153

교육학술

- 학술지 목록 및 원문 자료
- 국내 학위논문 및 해외 취득 학위논문
- 정치·경제·사회 통계 자료
- 국방 학술 정보

10,170,161

문 화

- 국보, 보물 등 문화재 정보
- 전국 박물관 정보
- 공연 기록물, 공연 대본, 악보 등 공연예술 정보
- 미술 작품 및 작가 정보 등

5,682,945

역 사

- 승정원일기, 일성록, 한국사료총서 등 고도서
- 고전국역총서 및 한국문집총간
- 궁중문화 역사 자료, 항일운동 관련 자료 등

29,529,904

기타

- 정보통신 관련 산업 통계 및 정책동향
- 건설교통기술 관련 연구보고서, 기술정보
- 산업경제 동향, 정부정책 등 연구보고서
- 종합 법령 정보, 법령 해석, 행정심판 정보 등

6,780,487

총 계

133,674,650


  정부의 재정 지원에 의해 공공 분야에서 생산된 디지털 정보 자원은 민간 분야에서의 콘텐츠 생산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다. 인터넷이 e-mail이나 파일 전송과 같은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일 뿐 아니라 지식과 정보의 획득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서 확산되게 되었으며, 이 부문에서의 수요가 새롭게 일어나게 된 것이다. 민간 분야에서의 온라인 디지털 콘텐츠 유통은 ‘포털 서비스’ 기능을 수행하는 기업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한국의 인터넷 이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포털은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한국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들이다. 이러한 국내 포털이 구글이나 야후와 같은 국제적인 포털 사이트와 차별화되는 특징은 상당한 양의 정보 자료를 스스로 보유하고 서비스한다는 점이다. 그러한 자료를 모두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것은 아니지만, 데이터 생산 조직과 계약을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양질의 데이터 소스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다.16) 데이터 소스까지 보유하는 것이 검색 포털의 적정한 기능인가에 대해서는 인터넷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있다. 검색 결과를 보여 줄 때 자기 회사가 보유한 콘텐트를 우선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기능에 대한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인터넷 포털은 콘텐트 생산자들에게 유통 시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온라인 디지털 콘텐트 생산 증대에 큰 기여를 해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4. IT와 문화 콘텐츠


  ‘한국의 IT’를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하나가 정보 기술과 창조적 문화 활동의 융합, 이른바 ‘문화 콘텐츠’에 관한 담론이다. ‘문화콘텐츠’(Culture Content)란 시스템 또는 미디어에 문화적 용도 내용물을 담음으로써 만들어진 문화 상품을 의미한다.17)

  한국에서는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사이버 공간 상에서 디지털화된 자료의 유통이 활발하게 이루어짐을 앞에서 살펴보았다.  그런데 이러한 자료의 온라인 유통이 한국 사회에 기여하는 바는 단순히 인터넷 이용자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인터넷 이용률을 높이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지식 산업이나 문화 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내가 잘 몰랐던 다른 분야의 지식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됨으로서 창작의 소재를 훨씬 풍부하게 획득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한국에서 정보 기술을 매개로 하여 이루어진 창작 활동의 성공적 사례로 언급되는 두 가지 문화 상품이 있다.  2003년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한국에서 방영된 TV 드라마 「대장금」은 조선시대의 궁중의 의녀였던 실존 인물 장금의 일생을 픽션으로 재구성한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는 중국, 일본, 대만,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심지어는 러시아와 이집트에서까지 방영되어 큰 인기를 얻었다.  성공을 거둔 또 하나의 문화상품은 2005년 12월에 개봉된 영화 「왕의 남자」이다. 조선시대 궁중의 광대 연희를 소재로 한 이 영화는 한국에서 12,300,000명의 관객을 끌어들였다.


TV 드라마 「대장금」과 영화 「왕의 남자」

  

  이들 TV 드라마와 영화가 IT와 관련이 있다고 하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인가? 최근의 영화 산업에서 컴퓨터 그래픽과 같은 정보 기술이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대장금」이나  「왕의 남자」에 대한 IT의 기여는 제작 기술에 관한 것이 아니라 소재의 제공이었다.  이 두 편의 영상물은 모두 『조선왕조실록』이라고 하는 전통 시대의 역사 기록에서 그 소재를 찾고 있다.  주인공 장금과 공길에 대한 기록뿐 아니라  작품의 곳곳에서 다룬 다양한 에피소드의 상당 부분이 『조선왕조실록』에서 찾아낸 것들이다.

  『조선왕조실록』은  조선시대  500여년 동안 일어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제분야의 사건과 그것에 대한 당대 지식인들의 논의를 상세하게 기록한 광범위한 지식 자원이다.   그것은 역사 연구 자료일 뿐 아니라 풍부한 창작 소재를 담고 있는 자원으로 인식되었으나 규모의 방대함으로18) 비전문가의 접근이 용이치 않았다.  드라마 작가나 연출가가 이 자료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가면서 창작의 소재를 찾으려 한다면 10년의 세월도 부족할 것이다. 역사 전문가가 아닌 문화 콘텐츠 제작자가 이 거질의 자료를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은 바로 『조선왕조실록』의 텍스트 전체를 디지털화 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검색할 수 있게 한 디지털 조선왕조실록의 간행이었다. 19)


『조선왕조실록』 연산군일기에 실린 광대 공길의 이야기20)


 『조선왕조실록』의 디지털화는 조선시대에 역사에 대한 지식을 소수의 전공자뿐 아니라, 가깝게는 인접 학문의 종사자에서부터 더 넓게는 작가, 언론인, 일반인까지 우리의 역사에 대한 지식 수요자들에게 폭넓게 제공하는 데 기여하였다. 「디지털 조선왕조실록」의 최대 수혜자는 교양 서적 저술가와  TV 방송 프로그램 제작자,  연극 극작가 등이었다.   '학술'과 '창작' 사이에 놓였던 '지식 소통의 장벽'이 해소된 것이다. 이것을 통해 문화 콘텐츠 산업 종사자들이 학자들을 통한 '인적 매개' 없이 창작의 소재에 바로 접근할 수 있게 되었고, 풍부한 소재를 자유롭고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게 되었다.21)

  대장금이나 왕의 남자와 같은 문화 콘텐츠가 큰 성공을 거둔 이면에  정보 기술을 통한 학제적 교섭의 기여가 있었다는 사실은 한국 정부의 문화 산업 육성 정책을 작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정보 기술을 매개로 전통시대의 역사를 비롯한 인문적 지식을 문화적 창작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기로 한 것이다. 2006년 당시의 문화광광부에서 발표한 정책 브리핑은 한국 정부의 이러한 시각을 잘 대변해 준다.


  세간에 화제를 몰고 다니며 열성팬을 만들어내고 있는 TV 드라마 ‘주몽’과 ‘황진이’. 1200만 관객을 동원해 영화시장의 새장을 연 ‘왕의 남자’. 이들 작품의 공통점은 모두 문화원형의 아우라가 녹아들어있는 점이다. .... 민족문화 원형을 발굴하고 정체성을 정립하기 위해 문화관광부가 4000억원 규모의 10개년 기본계획을 세웠다. 내년부터 △사업 추진에 필요한 기본틀 정립 △문화원소별 관련 자료 수집·정리·분석 △국내외 민족문화원형 발굴 조사 정리 △대상별·목적별 문화콘텐츠화 및 DB 구축 △문화예술 창작에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자료의 소통과 공유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은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알라딘, 뮬란 등 각 민족의 문화원형적 소재가 현대 문화콘텐츠 사업으로 다각도로 활용되는 상황에서 문화원형 콘텐츠 사업은 언젠가 우리에게 어마어마한 새로운 산업을 일으켜줄 수 있는 보물 같은 재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2)


  ‘문화 원형 디지털 콘텐츠화 사업’은 한국 정부가 위와 같은 시각에서 추진해 온 대표적인 콘텐츠 개발 사업이다.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는 문화 콘텐츠 개발을 위해 한국의 전통 문화 유산 속에서 흥미로운 창작 소재를 발굴하고, 그것을 디지털 콘텐츠로 제작하여 문화 콘텐츠 제작자들이 2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문화부는 이 사업의 1단계 기간인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총 504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역사, 민속, 신화, 건축, 예술 분야의 디지털 콘텐츠 개발 프로젝트 160개를 지원하였고, 이를 통해 영화, 게임, 도서출판 등의 문화 상품 제작에 활용할 수 있는 부품․소재적 성격의 아이템 60만 개를 개발하였다.23)


[표 4-1] 문화원형 디지털 콘텐츠화 사업의 콘텐츠 제작 프로젝트24)

분야

디지털 콘텐츠 개발 과제

상상

(이야기형

소재)

오방대제 신화의 섬, 제주  바리공주 서사 창작 한국 신화 연오랑과 세오녀 토정비결과 한국인 조선시대 대하소설 검안 암행어사 한국 신화 죽음 의례 한국의 도깨비 신라 화랑 조선시대 기녀문화 태평광기 백두산 문화 상징 천하명산 금강산 불교설화 한국의 굿 인귀세상 건국설화 이야기 조선후기 여항문화 e조선궁중여성 조선시대 아동교육 독립신문, 만민공동회 신여성문화 기생사랑 신화의 나라 설화 인물 유형분석 승려의 생활 첩보 한국호랑이 운주사 삼별초 문화원형 조선시대 유배 문화 바다 속 상상세계 우리 저승세계 천년고택 씨나락 한국 정령 연구

감동

(예술형

소재)

한국의 고유 복식 소리은행 한국의 불화 단청문양 전통국악기 샘플 데이터 전통놀이 고려복식 한국의 탈, 탈춤 전통자수문양 오색채운 디지털 민화 풍속화 콘텐츠 종묘제례악 디지털 폰트 감로탱 전통 부적 국악장단 국악 길상 이미지 궁중 문양 디지털 악학궤범 조선시대 동물화첩 치레거리 고려사람 고서 표지 문양 및 장정 한국의 전통 춤 한국의 전통 장신구 겨레의 노래 아리랑 전통놀이와 춤 음성 원형 콘텐츠웨어 전통음악 원형 지도 한국의 암각화 고구려 고분벽화  강릉단오제 근대의 음악 원형 디지털 전통 팔경 산사의 소리 백제 금동대향로 국보 하회탈 흙의 미학, 빛과 소리 정간보(井間譜) 최승희 춤

역동

(경영·

전략형

소재)

한민족 전투원형 진법 한국의 몬스터 고선지 실크로드 개척사 고려 팔관회 대동여지도 조선의 국왕 경호 조선통신사 조선통신사 조선왕실의 관혼상제 상인과 상업 활동 조선후기 시장 무예 원형 및 무과 시험 해동성국 발해 조선 수영 유랑예인 집단 남사당 과거로 가는 시간 여행 조선시대 암호(暗號) 한국 궁술의 원형 유산기(遊山記) 19C 조선 민중생활상 

지혜

(과학·

기술형

소재)

사진으로 보는 한국 전통건축 전통건축과 장소 한국의 배 전통 한선의 디지털 복원 디지털 한양 대동여지도 화성 의궤 사이버 한옥마을-옛집 한국 천문 우리별자리 사찰 건축 디지털 세트 한국의 고인돌 조선 식문화 원형 한국인 얼굴 유형 한의학 및 한약재 전통수렵 방법과 도구 전통고기잡이 목조건축 한국의 산성 옛길 한국의 풍수지리 디지털 한국 석탑 한국 전통가구 궁궐의례와 공간 옛길 조선 궁중 과학기술관 조선시대 형구와 형벌 근대서울의 공간 독도 디지털콘텐츠 전통다리 건축 전통 일간과 철제 연장 한국의 도량형 바다문화의 원형 당제 조선시대 궁궐 조경 전통혼례와 혼례 음식 전래동요 와인 문화 앙코르왓 


  앞에서 소개한 문화부의 정책 브리핑은 2007년부터 시작된 2단계 ‘문화 원형 디지털 콘텐츠화 사업’의 청사진이다. 세부 프로젝트 중 하나인 ‘문화원형 창작소재 개발’ 과제는 산업적 활용이 기대되는 우리 고유의 문화원형을 디지털 콘텐츠화 하는 것이며, 2009년에 추가된 ‘문화원형 글로벌콘텐츠화’ 프로젝트는 우리 문화 원형을 소재로 기획된 드라마, 영화, 게임 등 문화콘텐츠의 제작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문화 원형 디지털 콘텐츠화 사업을 통해 생산된 디지털 콘텐츠는 인터넷 상에 공개되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자유롭게 그 내용을 들여다 볼 수 있다.25) 단, 그 저작물을 다른 저작물의 생산을 위해 사용하려 할 때에는 저작권자에게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누구나 예상한 바이지만 문화 원형 디지털 콘텐츠의 판매 사업 아직까지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디지털 콘텐츠를 부품․소재적 성격의 유가 상품으로 제작하는 것은 처음부터 매우 모험적인 구상이었다. 콘텐츠의 내용이 아무리 매력적이라고 해도 그것을 디지털화 하는 방법은 목적과 용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취할 수밖에 없다.  일정한 형태와 수준으로 고정화된 디지털 저작물을 산업적인 목적으로 재활용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이 사업의 성과와 성공 여부는 다른 각도에서 평가될 필요가 있다.


「문화콘텐츠닷컴」(www.culturecontent.com)의 디지털 아이템 판매 화면


  문화 원형 디지털 콘텐츠화 사업은 디지털 조선왕조실록의 간행이 그러했던 것처럼 문화산업의 종사자들에게 풍부한 창작 소재의 존재를 알리고 그것의 활용 가능성을 찾게 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또 하나의 성과는 전공 분야의 지식에만 천착하던 대학의 전통 학문 분야 연구자들이 이 사업 참여를 계기로  인문학의 산업적 응용에 눈뜨게 되었다는 것이다.26)  이 사업이 추구했던 ‘디지털화를 통한 전통 문화 자원의 생산 부품화’는 디지털 콘텐츠 그 자체의 부품화가 아니라 ‘디지털 콘텐츠에 담아낸 지식의 부품화’를 통해 달성되어 가고 있다고 보여진다.


  5. IT와 한국 문화의 융합 연구


  IT의 응용이라고 일컬을 수 있는 다양한 현상 가운데, 한국의 문화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주목할 것은 한국의 역사와 전통문화, 그리고 사회적인 변화상에 관한 방대한 규모의 지식 자원이 디지털 콘텐츠로 제작․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식 문화자원의 디지털화는 1990년대 말부터 정부 주도의 정보화 사업에 의해 꾸준히 추진되어 옴으로써 그 양적 규모를 크게 증대시켰다. 최근에 일어나는 새로운 양상은 문화 자원 디지털화가 단순히 접근성의 제고에만 목적으로 두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새로운 지식과 정보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부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문화 자원을 IT와 접목하여 창조적인 문화콘텐츠의 생산에 쓰일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은 ‘인문정보학’이라고 하는 새로운 연구 영역을 탄생시켰다.27)

  인문정보학이 추구하는 것은 전통적인 인문학 분야의  다양한 지식을  개방적인 정보 시스템에 효과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인문 지식이 전공의 울타리 안에서 사장되지 않고 창작의 능력을 가진 이들에게 소품처럼 쓰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인문정보학의 기반 위에서 이루어지는 디지털 콘텐츠 편찬의 대표적인 사례로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2004년부터 수행해 오고 있는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편찬 사업’을 꼽을 수 있다.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편찬 사업은 우리나라 각 지역의 고유한 지방 문화 자원이 한국 문화에 대한 학제적 연구 자원으로 활용되고, 그 성과가 문화콘텐츠 산업 발전에 기여토록 하기 위한 인문정보학 기반의 지식 정보 편찬 사업이다. 이것은 한국의 232개 지방도시의 문화를 담은 온라인 디지털 백과사전을 편찬하는 것을 중심 내용으로 하지만,28) 단순히 한국의 지방 문화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디지털화 하는 작업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이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인문 지식이 문화콘텐츠의 생산 자원이 될 수 있도록,  정보의 상호운영성을 증진시키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방대한 양의 문화 관련 자료 중 상호 유관한 내용의 정보들이 서로 연계될 수 있도록 하는 하이퍼텍스트 구현 기술, 전자지도와 텍스트, 영상자료를 일체화 하는 가상 문화 여행 시스템의 구현 기술 등이 이 사업을 통해 개발되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개발 성과는 한국의 디지털 문화 콘텐츠의 질적 수준과 활용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표 5-1]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편찬 사업 수행 지역29)


[표 5-2]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데이터베이스 구축 자료량(2004~2009)30)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가상현실 서비스 화면과 전자지도 서비스 화면31)


  한국인들 사이에서 미래의 변화와 희망을 상징하는 용어의 하나로 일컬어지는 IT는 이 나라 사회․문화의 곳곳에서 그 영향력을 증대해 가고 있다. IT가 단순히 정보 통신 하드웨어를 생산하고 그것을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기술에 국한되는 것이라면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IT 친화 현상은 설명되기 어렵다.  IT 그 자체는 공학적인 기술이되, 한국의 IT는 공학적인 기술을 사회․문화의 여러 국면에 접합시키려는 노력을 총체적으로 의미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한국학중앙연구원 인문정보학 교수, 한국학정보센터 소장


1) 금융 위기 당시 한국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 International Monetary Fund)로부터 구제 금융의  지원을 받아 이 위기를 극복하려 하였다. IMF는 지원의 조건으로 한국 정부가 공공 및 민간 분야에서 강도 높은 구조 조정을 시행할 것을 요구하였다.


2) 지식기반 국가건설을 표방한 정보화 정책. 정보화를 통해 창조적 지식기반 국가건설의 기틀을 마련하고 국가경쟁력과 국민 삶의 질을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다음과 같은 세부 과제를 추진하였다.

 - 정보통신망의 고속화·고도화

 - 인터넷시대에 적합한 개방형 표준을 개발·보급하고, 인터넷 이용환경을 개선하여 국가지식정보자원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활용.

 - 2001년까지 인터넷 사용자를 1천만 명 이상으로 확대. 1인 1 PC 환경을 구현.

 - 지식기반사회로의 전환에 맞는 법·제도·환경정비

 - 안전한 정보 이용 체계와 건전한 정보문화 구현


3) 2002년부터 2006년까지의 국가정보화 정책. 국민의 정보활용능력 제고, 지식정보사회형 법체계로의 전환, 차세대 정보통신 인프라 확충, IT산업의 전략적 육성, IT기업의 해외진출 지원 강화 등을 목표로 하였다.


4) 2006년부터 2008년까지의 국가정보화 정책. 세계 최고수준의 u-인프라를 구축하고 세계 최초로 u-사회를 실현(The First u-Society on the Best u-Infrastructure)하여 선진한국 건설에 기여하는 것을 비젼으로 5개 분야의 과제를 제시하였다.

 - 유비쿼터스 행정복합도시 구축,

 - u-City 통합관리센터 구축,

 - u-Payment 활성화,

 - 환경재난재해에 대비한 지능형 비상통신망 구축,

 - u-ID 카드 보급


5) 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Press Release 2009. 3. 2


6) 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Measuring the Information Society - The ICT Development Index, 2009. 3.


7) 같은 책.


8) 한국인터넷진흥원, 『2008 인터넷 이용 실태 조사 보고서』, 2008. 9


9) 같은 책.


10) 한국정보사회진흥원, 『2008 국가정보화백서』, 2008. 8.  P. 46


11) 한국인터넷진흥원, 『2008 인터넷 이용 실태 조사 보고서』, 2008. 9


12) Hyeon Kim, Digital Library Networks and e-Book Publishing in Korea, 2003. 10.  Books in Numbers Conference in celebration of the 75th Anniversary of the Harvard-Yenching Library,  Harvard University.


13)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지식자원관리사업소개」, 2006. 5; 전자신문 2008. 5. 16


14) 「국가지식 포털」, www.knowledge.go.kr, 한국정보화진흥원


15) 위와 같음.


16) 한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종합 포털 사이트는 네이버(www.naver.com), 다음(www.daum.com), 네이트(www.nate.com) 등이다. 이들 종합 포털이 데이터 생산 조직과의 계약을 통해 서비스하는 자료는 백과사전과 각종 분야별 사전류, 신문․잡지 기사, 학술논문과 보고서, 도서 원문 검색을 지원하는 텍스트, 음원, 동영상과 사진 자료 등이 주류를 이룬다. 최근에는 개인 블러그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축적된 자료도 정보 자료로 비중있게 활용되고 있다.


17) 김현, 인문 콘텐츠를 위한 정보학 연구 추진 방향, 『인문콘텐츠』 창간호,  2003. 6.


18) 『조선왕조실록』의 텍스트는 한문으로 쓰여졌으나  1968년부터 1993년까지 25년 동안 정부 지원 번역 사업을 통해 현대 한국어로 번역되고, 413권의 책으로 간행되었다. 


19) 디지털 조선왕조실록은 1995년에 한국인 민간 IT 기업 서울시스템에서 CD-ROM으로 간행하였다. 이 콘텐츠는 2002년부터 인터넷 상에서 유료(구매자 인증 방식)로 서비스되었으며, 2006년부터는 국사편찬위원회와 한국고전번역원의 홈페이지를 통해 무상으로 제공되고 있다.


20) 「e-조선왕조실록」, sillok.history.go.kr, 국사편찬위원회


21) Hyeon Kim, The Korean Wave, Culture Content, and Cultural Informatics, 2007. 12. 『인문콘텐츠』 10호


22) '민족문화가 콘텐츠 산업의 샘이다 - 문화부 민족문화원형 정립 10개년 계획', 「국정 브리핑」2006. 11. 22. 국정홍보처


23) 옥성수, 문화원형 디지털 콘텐츠화 사업의 총가치 추정, 2008. 11. 『인문콘텐츠』 제13호


24) 「문화콘텐츠닷컴 유통센터」,  www.culturecontent.com,  한국콘텐츠진흥원


25)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운영하는 「문화콘텐츠닷컴」(www.culturecontent.com)을 통해 일반인에게 서비스 된다.


26) 문화원형 디지털 콘텐츠화 사업은 한국의 각 대학에서 경쟁적으로 문화 콘텐츠 관련 학과를 개설하고 인문 지식의 산업적 응용 방안을 모색하는 교육을 시행토록 하는 촉매체 역할을 하였다.


27) 한국에서의 인문정보학 연구는 2002년 인문지식의 산업적 응용에 관심을 갖는 연구자들이 ‘인문콘텐츠학회’를 결성하면서 본격화되었다. 2005년에는 한국학중앙연구원에 ‘인문정보학연구실’이 설치되어 인문지식의 정보화 기술을 선도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09년에는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 인문정보학 전공 과정이 개설되었다.


28)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편찬 사업’은 2008년 말까지 18개 지방 도시의 디지털 지방문화 백과사전의 완료하였으며, 2009년에는 14개 지역의 편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9)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사업 진단 및 발전방안 기획 연구」, 2009. 6.


30) 위와 같음


31)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www.grandculture.net, 한국학중앙연구원